지난 18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만난 장면은 탄핵 정국 속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중앙대학교 법학과 2년 선후배 사이로 알려진 두 사람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시작과는 달리, 곧 정치적 신경전으로 이어지며 이번 회동의 깊은 상징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권성동-이재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가시 돋친 발언
권성동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에서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탄핵소추를 철회해야 한다”라고 언급하며, 헌정 질서의 회복과 국정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대통령제 개편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민생과 안보를 중심으로 정치권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정치는 전쟁이 아닌 타협과 합의가 필요하다”며 정치적 대립을 비판하면서도,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 힘이 보여준 대응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지금 행복하시냐”며 정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등 간접적으로 여당의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중앙대학교 선후배의 첫 정치적 맞대결
권성동과 이재명은 단순한 정치적 라이벌 관계를 넘어,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으로도 유명합니다. 두 사람은 중앙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권 의원이 80학번, 이 대표가 82학번입니다. 과거 권성동 의원의 배우자가 이재명 대표에게 소개팅을 주선했다는 일화도 회자되며, 이번 회동의 화제성을 더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권 의원을 “고시 공부를 함께한 선배님”이라고 언급하며 친분을 드러냈지만, 회동 후반부에 들어서는 정치적 입장을 둘러싼 견해 차이를 분명히 하며 냉랭한 분위기로 전환됐습니다.
민생 예산안 논쟁: 대립의 중심에 서다
또한, 이날 논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첫 내년도 예산안을 강하게 비판하며 "비정한 예산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서민 주거 문제와 지역화폐 관련 예산 삭감을 지적하며 “자영업자와 서민 경제를 도외시한 결정”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이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생 해결을 위한 협치를 기대한다”며 대화의 문을 열었지만,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1 주택자 종부세 완화 공약을 지켜야 한다”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적절한 선에서 해결되길 바란다”라고 응수하며 견제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탄핵 정국 속 권성동의 전략과 메시지
권성동 의원은 이번 만남에서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다수의 탄핵소추안과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철회를 요청하며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또한, 그는 “입법부가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기관”임을 강조하며, 이를 회복하기 위한 정치권의 역할을 역설했습니다.
권 의원의 발언은 국민의힘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정치적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그는 대통령제 개편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언급하며 중장기적 개헌 논의를 촉발하려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이재명의 반격, “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예술”
이재명 대표는 권성동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치는 전쟁이 아닌 타협과 합의를 통해 공동체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역설하며 국민의 힘의 정치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여당이 민생 추경과 국정 안정 협의체 참여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이 주도권을 가진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보여준 정치적 대응을 비판하며 민주당의 입장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탄핵 정국과 두 사람의 향후 행보
이번 권성동-이재명 회동은 현재의 정치적 대립을 보여주는 동시에, 탄핵 정국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됩니다. 권 의원은 정치적 혼란 수습과 국정 안정을 강조하며 국민의 힘의 입장을 대변했지만, 이 대표는 협치와 민생 우선 정책을 주장하며 민주당의 리더십을 강조했습니다.
탄핵 정국에서 양당의 대립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두 인물이 정치적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